댕강나무(월간 난세계 2019년 3월호)
향기 좋은 키 작은 나무 ‘댕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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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난세계 2019년 3월호 : 연재 연속 번호 119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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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따스한 온기 퍼지는 한낮에
이른 봄을 맞이하고 싶은 식물 애호가들이 부지런하게 서둘러
농원을 방문하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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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농원은 아직도 새싹을 올리지 않고 깊은 잠에 빠져 있어
푸른 기운도 없지만 그 식물들을 이리 저리 살펴보며 구입하거나
구입할 예정임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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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른 봄이 되면 애호가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정리해보면서
어떤 종류의 식물이 인기품이 될 것인지 가늠하는데
올해는 유독 많은 분들이 “꽃이 피면 향기 나는 식물”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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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야 전 세계의 다양한 식물들이 수입되고
그것이 꽃시장을 통하여 식물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길러지고 있고,
꽃이 피면 향기가 좋은 식물도 이미 많은 품종들이 들어와 있고 올해도 들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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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다양한 식물 중에서도 향기 좋고 볼 것 많지만
사실 우리나라에도 꽃이 피면 향기가 좋은 식물들이 많은데
화려하고 상품으로 오랜 기간 꾸미고 만들어진 수입품에 밀려
자생식물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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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북부지역 특히 충청북도 단양지역에 주로 자생하는 나무로
#댕강나무(Abelia mosanensis) 라는 자생의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는 꽃이 피면 향기가 대단히 좋은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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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나라 원산의 댕강나무는 이상하리 만큼 인기품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중국원산의 댕강나무를 이용하여 교배 육종으로 만들어진
유통명이 #꽃댕강나무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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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댕강나무는 가느다란 줄기에 꽃이 피고 잎에 무늬가 들어 있는 등
다양한 품종이 만들어져 시장에 나와 있고 부산 등 남부지방에서는
길거리 화단을 장식하는 식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중부 이북에서는 겨울철 방한에 신경 쓰지 않으면 동해 피해를 입거나 쉽게 죽기도 하는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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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댕강나무가 자생종인 댕강나무보다 일찍 시장에 나오다 보니
댕강나무 라고 하면 아무 생각 없이 도입종의 꽃댕강나무를 떠 올리고
약간은 멀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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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알려지지도 못한 자생의 댕강나무는 이미 외국에서는
대단히 인기 좋은 나무로 시장에 나와 있고 그들은 우리나라 자생의 댕강나무 특징으로
“초여름에 꽃이 피면 향기가 좋아 누구나 좋아할 것이다.” 라고 하거나
“추위에 강한 한국 특산의 아벨리아(댕강나무)는 어느 곳에 심어도 죽지 않고 잘 자란다.” 라고 하며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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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식물의 부정확한 정보가 정설처럼 흘러 다니는 것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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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강나무 역시 식물을 소개하는 많은 사이트에서
사진을 교배 도입종인 꽃댕강나무를 사용하고 있고
자생의 댕강나무를 접해보지 않고 설명을 쓰다 보니
새순에 잔털이 나는 것이 특징인데 이것을 #털댕강나무 라고 다른 품종으로 소개하거나
댕강나무 줄기에 세로로 골이 잡히는 것을 보고 #줄댕강나무 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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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강나무와 줄댕강나무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따로 설명을 하겠지만
자라는 습성이 다른 나무이고 줄기의 골의 모양으로 구분을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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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생지를 찾아보거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외국의 설명을 대충 차용하여
댕강나무의 자생지는 북한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학명인 ‘아벨리아 문산엔시스(Abelia mosanensis)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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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강나무는 외국의 식물학자가 북한의 문산에서 처음 발견하여 외국으로 반출하고
학명에 한국의 문산에서 발견한 댕강나무(아벨리아)라는 의미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생지를 찾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충 학명을 해석하여 북한에서만 자라는 식물이다.
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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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외국에서는 어떻게 해석하는가를 살펴보면 그들은 문산에서 최초로 발견하였고
한국의 북부지방(충청북도)등에 자생하는 것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댕강나무는 북한의 문산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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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강나무의 종류를 살펴보면 기본종인 #댕강나무,
자라는 습성이 다른 #줄댕강나무,
섬 지역에서 주로 살아가는 #섬댕강나무 로 나눌 수 있고
변종으로는 흰색의 꽃이 피는 댕강나무 백화가 있고
잎에 무늬가 들어간 댕강나무 무늬종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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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종 댕강나무는 키가 2m 정도 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게 큰 것은 보기 어렵고 주로 1~1.5m 정도의 관목이기 때문에
화분에 심어 개화기에 향기를 즐길 수도 있고 정원의 독립수로 키워
흐드러진 꽃과 향기를 즐기거나 생 울타리로 가꿔 독특한 멋을 느낄 수 있는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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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병충해의 피해도 없고 장소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나무에
향기 좋은 자생의 나무로 올해는 좀 더 많은 식물 애호가들에게
사랑 받는 나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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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종인 꽃댕강나무와의 구분도 꼭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구분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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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화훼농원 #한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