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사진

큰물칭개나물(월간 난세계 2020년 7월호)

태극농원쥔장_한현석 2020. 7. 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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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을 지키고 있는 ‘큰물칭개나물’ 

지독스럽게 무더운 여름이 되었다. 날씨 뜨거워지면 너나 할 것 없이 물가를 찾아 더위를 피하지만 올해는 호흡기 질환으로 모든 사람들이 조심하느라 외부 활동이 매우 적어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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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필자의 농원 뒤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어서 무더운 날에 발 담그고 잠깐의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멀리 갈 필요 없이 여름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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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무더운 한낮에 개울을 살펴볼 겸 개울의 위아래를 걸어가며 살피던 중 물가 돌 틈 사이에 꽃들이 떠 내려와 머물고 있는 것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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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동안 이 꽃들이 무엇인지 기억을 해내느라 고민을 했지만 바로 이 식물의 정체를 떠 올릴 수 있었다.
이른 봄 개울의 물가에 방석처럼 무리 지어 자라던 식물이 떠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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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물은 #큰물칭개나물_Veronica_anagallis_aquatica 이라 부르는 물가 야생화로 봄철의 모습과 개화기의 모습이 전혀 다른 식물인 것처럼 크기가 바뀌는 식물로 이른 봄 군락을 확인하고 개화기에 사진 촬영을 할 생각이었지만 다양한 일들로 인하여 큰물칭개나물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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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계절에 물가를 확인하며 떠내려온 꽃 때문에 큰물칭개나물을 확인하는 기회가 생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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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칭개나물은 이른 봄 무리 지은 군락을 보면 누구나 이 꽃이 얼마나 화려하고 예쁠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되고 꽃이 피는 개화기를 기대하게 되지만 실상 개화한 상태를 보면 실망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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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도 크다는 의미가 들어 있고 초장은 거의 70~100cm 정도로 자라기 때문에 누구나 화려한 꽃을 생각하게 되지만 실제 큰물칭개나물의 꽃은 직경 5~7mm의 매우 작은 꽃이 무리 지어 피는 것이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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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이라도 무리 지어 핀 모습은 볼품 있어 보일 수 있지만 그 역시 가까이 다가가 확인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꽃인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는 것이 이 식물의 이상스러운 특징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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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수도 없이 많은 꽃이 떨어져 물을 타고 떠내려가다 돌 틈 등에 걸려있는 모습은 나름의 멋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큰물칭개나물은 그런 이유로 사람들의 눈길에서 벗어나 그저 물가에 자라는 잡초로 취급되고 봐 주는 사람도 없지만 문헌을 살펴보면 무리 지어 자란 봄철 새순은 나물로 먹었다고 하고 민방에서 이 식물을 수고매(水苦荬)라 부르며 다양한 약재로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고 씨앗과 뿌리도 채집하고 말려 다양한 약재로 사용했다고 하니 볼품없는 꽃이라 하더라도 옛날에는 없으면 안 되는 귀한 존재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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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칭개나물과 비슷한 것으로는 물칭개나물이 있고 요즘은 미국물칭개나물도 물가에 혼재되어 자란다고 하지만 역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큰물칭개나물이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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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칭개나물과 물칭개나물의 다른 점이라면 역시 초장이 크고 작은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고 큰물칭개나물의 꽃은 보라색이고 물칭개나물은 흰빛에 가까운 연한 색상의 꽃이 피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고 미국물칭개나물은 잎자루의 유무로 구분을 하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정리해서 알려드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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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봐주지 않는 물가의 식물인 큰물칭개나물이지만 이번 무더위에 개울가에 나간다면 한번 쯤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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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인 계절이면 이미 큰 줄기는 쓰러져 있고 씨앗이 떨어져 내년에 덩치를 키울 모종들이 방석처럼 무리 지어 자리 잡고 성미 급한 것들은 듬성듬성 꽃을 피운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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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모습은 아니라 할지라도 다양한 쓰임으로 사용되며 개울을 지키고 있는 큰물칭개나물의 대견스러운 모습에 모두가 박수를 보내주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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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_신지식인_04_11호

#농림부_신지식농업인_1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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