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사진

핑크뮬리(월간 난세계 2021년 11월호)

태극농원쥔장_한현석 2021. 11. 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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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분홍 물결 핑크뮬리

(월간 난세계 202111월호 : 연재 연속 번호 147번째 이야기)

 

가을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나들이를 떠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꽃밭을 거닐거나 구절초가 흐드러진 꽃밭을 거닐다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오랜만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꽃밭에서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었지만

 

요즘이야 코로나로 인하여 삼삼오오 어울려 다니기는 어렵고 기관이나 단체에서 정성 가득 꽃밭을 꾸며놓고 축제를 열려던 장소도 축제가 취소되고 인파나 몰리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어서 흐드러진 꽃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는 것 같아서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잘 가꾸어 둔 넓은 꽃밭은 코로나 방지 대책으로 완벽하게 무장한 사람들이 찾아가 그 모습이 SNS등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그중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이 첨성대를 뒤로하고 핑크 물결이 넘실거리는 사진인 것 같다.

사진 속에는 젊은 연인들이 분홍색 물결 속에서 활짝 웃어가며 셀카 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들도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들어가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당일 버스 여행 티켓을 판매하기도 하고 코로나를 조심하며 분홍색 바다에 빠지는 법을 설명한 글도 많았다.

 

경주까지는 못 가더라도 핑크 물결 찾아 구경이라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인분이 전화를 해 주셨다.

하천생태공원 핑크뮬리 활짝 피었는데 사진 찍으러 갔다 왔냐는 것이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가까운 곳에 #핑크뮬리 #Pink_muhly 가 심겨진 것도 모르고 있었고 옆 동내 물가에 한포기 심겨진 것이 있어서 지나는 길에 카메라 들고 가서 접사 사진이나 몇장 찍어둘 생각이었는데 핑크뮬리 꽃밭이 있다니 생각할 것 없이 후다닥 달려가 보았다.

 

하천변 둔치에 잘 가꾸어진 핑크뮬리 꽃밭이 있었고 핑크색 물결이 넘실거리는 것이 아닌가?

경주의 핑크뮬리는 #첨성대 와 어우러져 있다면 가까운 대전의 핑크뮬리는 고층 아파트와 어울려 있다는 것이 다른 모습이긴 하지만 아파트와 함께 자리 잡은 분홍 물결은 도시와도 잘 어울리고 딱딱한 도시가 부드럽게 느껴지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곳으로 달려갈 때만 하더라도 뭐 얼마나 심겨져 있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이곳 핑크뮬리 꽃밭은 그 길이만 대략 5~600m 정도 된다고 하니 도심 속의 꽃밭으로는 비교적 큰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여유롭게 핑크색 속을 거닐며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듯했다.

 

신경을 쓰고 이곳저곳 확인을 해 보니 요즘은 각 지역 마다 몽환적인 느낌이 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마구 흔들어대는 핑크뮬리 꽃밭을 만들어 가꿔두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지자체는 관광객을 불러모아야 수입도 늘고 홍보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많은 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니 시샘을 하는 것인지 아니라면 인기품을 가지고 무엇인가 크게 한방 먹여야 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애석하게도 #환경부 에서는 핑크뮬리를 #생태계_교란종 2급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그것도 부족하여 지자체에 핑크뮬리 조성 자제를 권고까지 했다고 하는데 과연 핑크뮬리가 생태계를 교란할만한 식물인가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문헌이나 주변 농원들을 살펴보면 핑크뮬리는 국내에 들어온지 대략 10년 정도 된 품종이다.

요즘이야 핑크뮬리를 전문으로 재배하는 농원에서 재배법이나 생리를 파악하여 번식을 비교적 쉽게 하고 있고 이렇게 재배된 핑크뮬리 모종을 판매하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도 농원에서 핑크뮬리 모종을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으면서도 번식에 실패하여 재배 작목에서 손을 떼는 농가도 많았던 식물이 핑크뮬리 #Muhlenbergia_Capillaris 이다.
그리고 이미 식재된 핑크뮬리도 식재지를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인력을 동원하여 정성을 다해 가꾸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생태계에 위해를 가할 염려가 있을 정도로 번식력이 있다면 이미 식재 역사가 10년쯤 된 핑크뮬리는 재배지를 벗어나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식재된 장소 이외에서는 아직도 핑크뮬리를 볼 수 없는 지경인데 환경부에 계신분들이 아마도 핑크뮬리가 벼과 식물이고 억새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니

물가의 억새 씨앗이 날아가 다른 곳에 번식이 되는 것을 보고 핑크뮬리 역시 억새처럼 번식이 되는 것으로 유추하여 생태교란종이라는 #족쇄 를 채운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물론 사전에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이미 10여년간 식재되어 군락을 조성하고 핑크 물결에 반하여 각 지역 마다 핑크뮬리 꽃밭을 만들고 가꾼 내역이 있으니

그곳만 확인하고 조사했어도 생태계를 교란하는 식물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듯 한다.

 

그도 아니라면 각 지자체마다 핑크뮬리 꽃밭을 관리하는 전담 인원이 있으니 그분들에게 핑크뮬리가 어느 정도의 노력을 들여야 꽃밭이 유지될 수 있는지 질문만 하더라도

이 품종의 번식력이나 생명력이 매우 약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작정 번식력이 좋아 생태계를 방해할 잠재적 위해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는 것은 핑크빛 유혹에 혹시라도 심하게 시샘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부탁이다.

핑크 물결에 가슴 설레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태 교란 혹은 #위해_식물 이라는 등 추억 박살내기 그만해 주었으면 한다.

핑크뮬리는 오늘도 사람들이게 몽환적인 느낌으로 멋드러진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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