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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사진

붉은메밀(월간 난세계 2018년 11월호)

by 태극농원쥔장_한현석 2018.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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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으로 눈길 잡는 붉은메밀


(월간 난세계 201811월호 연재 연속 번호 116번째 이야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언제부터 인지 알 수는 없지만

메밀꽃하면 누구나 봉평이라고 한다.

그것은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 이란 문장이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무더위가 살짝 꼬리를 내리는 시기에 강원도의 봉평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평창 효석 문화제가 열렸고

봉평 일원에는 온통 흰빛으로 물든 #메밀꽃이 피어나서

소금 뿌린 것처럼 멋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올해는 짬을 내서 나도 효석 문화제가 열리는 봉평을 방문했었다.

메밀꽃도 유명하지만 봉평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축제와 경연등이 열려

방문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어서 여건이 허락하는 경연에 참여도 해서

상품도 받는 즐거움을 느꼈고 봉평 일원을 돌며 메밀밭 사진도 찍어 와서

간간히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소금 뿌린 것 같은 흰빛의 메밀꽃 밭은 언제 봐도 장관이지만

몇 해 전부터 가을철 일본을 방문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감상하던 메밀꽃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붉은메밀 (Fagopyrum esculentum red)’이다.

 

소금을 뿌린 것 같다는 일반종의 메밀밭도 볼만하지만

붉은 융단을 펼친 것 같은 일본의 #붉은메밀 밭은 화려함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넓은 장소에 심어 화려함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식물원등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장소에 작은 군락을 만들어

주변의 풍광과 어울리게 심겨진 붉은메밀은 이 식물이 먹을거리 작물이 아닌

관상용 식물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할 정도다.

 

너무나 궁금하여 붉은메밀은 관상용으로만 사용하려고 개량된 것인지

질문을 했던 적도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붉은메밀로 만든 메밀국수가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서 분명 관상용이 아닌

먹을거리 작물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몇 년 동안 개화기에 일본을 방문하여 화려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오면서

이 품종의 씨앗을 구해 우리나라에서도 길러보면 어떨까 고민만 하다가

일본의 지인에게 어렵게 부탁하여 소량의 씨앗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해 파종하여 드디어 화려한 꽃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가을철 화려한 모습의 꽃 때문인지 밀원 식물로서의 가치가 있어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주변의 모든 꿀벌이 몽땅 나의 붉은메밀 꽃에 달려든 느낌이었다.

 

하루 종일 꿀벌의 날갯짓소리가 우렁차서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두기도 했고

사진도 많이 촬영을 해 두었고 정성들여 씨앗을 받아

올해도 우리 농원의 자투리땅에 심어 화려한 붉은 꽃을 감상하고 있다.

 

붉은메밀은 어떻게 만들어 진 것일까?

일본의 문헌을 정리해보면

붉은메밀은 히말라야 산맥의 어느 마을에

붉은 꽃이 피는 메밀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일본의 학자가

그곳을 찾아 직접 확인을 하고 돌아왔는데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메밀꽃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기업에서 학자를 찾아와 의논하는 과정에서

붉은메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학자와 기업의 연구원이

다시 히말라야를 방문하여 붉은 꽃이 피는 메밀의 씨앗을 가지고 왔지만

환경이 바뀐 일본에서는 히말라야에서의 꽃 색을 발현하지 못했는데

긴 시간의 노력과 연구로 결국 원산지에서 폈던 붉은 꽃이 피는 메밀을 만들었고

그 후에도 좀 더 붉은 색이 강한 품종을 선발 육종하여

현재와 같은 붉은 꽃이 피는 메밀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붉은메밀에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메밀국수를 비롯하여 젤리, 분말, 마시는 차로 개발하여 판매하기도 하고

붉은메밀 밭에서 채취한 꿀은 귀한 꿀이라 하여

매우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등 경관 조성용으로 심는 것은 기본적이고

다양한 건강식품을 만들어 소득 증대 작물로도 사용하고 있다.

 

다시 돌아와

봉평의 메밀 꽃밭과 메밀국수도 관광자원이 되어

많은 관람객을 끌어 모으고 있지만 조금씩 이라도 붉은메밀을 재배하여

관광자원과 건강식품으로 사랑받고 소득도 높이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든다.

 

문제라면 많은 글속에 메밀꽃은 소금 뿌린 듯 흰빛이...” 라고 했는데

붉은메밀이 많이 재배되면

메밀꽃의 표현 방법이 다양해져서 문제 일수도 있겠다는

쓸데없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어찌되었던 몇 년동안 일본을 방문하며 붉은메밀 사진을 찍으며

은근히 배앓이 했었지만 이제는 많지는 않아도

농원의 자투리땅에서 가을이면

붉은메밀을 감상하는 재미에 빠져있고 이른 아침 안개 속에 붉게 피어난

메밀을 감상하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

 

이 글을 읽을 때 쯤이면 붉은메밀의 꽃은 지겠지만

내년이면 좀 더 넓은 장소에

붉은메밀을 심어 가꿀 수 있을 듯하다.

 

붉은메밀 감상하고 싶은 분들은

내년 가을에 저의 농원으로 놀러오세요~

 

#태극화훼농원    #한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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