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 모양의 꽃이 피는 ‘박주가리’
(월간 난세계 2022년 2월호 : 연재 연속 번호 149번째 이야기)
지난 여름은 지독한 무더위로 움직이기 힘든 여름이었다. 그런 무더위 속에서 산속을 돌아다녀야 할 일이 생겼었다. 산과 들의 야생화 자원을 조사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가득한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도 덥다고 할 날씨에 산과 들로 돌아다녀야 하니 매번 집을 나서기 전 걱정이 앞서는 그런 날의 연속이었다.
조사해야 할 품종의 종류도 많았고 산과 들에서 품종을 찾아낼 수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있었지만
“놀고 먹을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만큼 찾기 쉬운 품종도 있었다. 찾기 쉬운 품종들을 우선 찾아 나서다 뜻하지 않은 품종에 발목이 잡혀 곤혹을 치루게 되었으니 그 품종이 바로 #박주가리 #Metaplexis_japonica 였다.
박주가리는 평소 도심이나 산의 초입 혹은 들판의 척박지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어디나 흔하게 자라고 볼 수 있는 품종이었지만 이 식물을 자원으로 찾으려 하니 도통 눈에 띄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고 혹시나 자라고 있을 것 같은 장소를 샅샅이 살펴도 박주가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런 경우를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고 하는 것 같다.
박주가리의 꽃을 자세히 보면 불가사리를 축소해 놓은 것처럼 생긴 꽃이 피어난다. 거기에 꽃의 색상도 다양하여 진한 분홍색의 꽃부터 순백색의 꽃까지 다양한 색상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개화기도 길어서 운이 좋은 경우 서리가 내릴 무렵에도 꽃이 핀 것을 볼 수도 있다.
박주가리의 꽃은 색상도 다양하지만 어느것은 향기로운 향을 느낄수 있지만 또 다른 것은 악취가 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 품종은 단순하게 설명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듯 하다.
옛 자료에 나타난 박주가리는 다양하게 사용 되었다고 한다.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흰색의 유액은 해독 작용이 있어서 독충이나 뱀에 물렸을 때 바르면 해독이 된다고 하여 민간의학에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하고 빠지지 않고 사용되었던 것이 자양강장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박주가리는 독성이 있어서 많이 먹지 말라고 하니 자양강장이란 말에 앞뒤 가리지 않고 먹었다가는 큰일이 날수도 있으니 주위가 필요하다.
오래전 모든 것이 부족한 시절에 박주가리의 씨앗에 달린 솜털은 솜을 대신하여 사용되었다고도 한다. 요즘은 사용할 일이 별로 없는 인주의 솜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바늘쌈지에도 사용되었다고 하니 사람들의 생활에 유용한 식물이기는 했던 모양이다.
이렇게 박주가리는 주변에 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용하기 좋고 흔한 식물인데 무더운 시기에 산과 들로 나돌아다니며 찾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주가리는 양분이 충분한 장소에서는 뿌리에서 여러개의 줄기가 자라 나오고 그 길이는 3m 내외의 길이로 자라게 된다.
이렇게 자란 줄기는 주변의 풀이나 나무를 감고 자라게 되고 한 포기의 박주가리는 작은 수풀을 이루게 되는데 양분이 충분한 장소는 대부분 곡식이 자라는 논이나 밭의 둑이기 때문에 농부님들은 박주가리만 보면 뽑거나 줄기를 잘라버리고 있어서 농토 주변에서는 볼 수 없는 경우가 많고 박주가리의 주 서식처인 척박지는 주변 정리 등으로 정비를 하고 있어서 버려진 장소처럼 보이는 척박지 역시 사라지고 있어서 예전에 많이 보이던 박주가리는 흔한 식물이기는 하지만 식물체를 찾아 나가 보면 생각보다 찾기가 어려울때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잡초로 취급하는 박주가리는 보호하고 가꿀 필요까지는 없고 뽑고 잘라버려도 어느 틈인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 무수히 많은 씨앗을 만들어 번식을 하고 있다.
이번에 찾아 나선 박주가리 역시 생육기에는 볼 수 없던 것이 개화기가 지나갈 무렵부터는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줄기를 잘라버려도 순식간에 줄기를 키우고 꽃을 피워서 눈에 띄게 되었다는 것이다.
박주가리라는 이름의 어원은 역시 열매의 모양이 박과 비슷하여 생긴 것으로 보여진다. 박이 쪼개진 것이란 의미라고도 하는데 전해지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한데 박의 모양에서 이름이 만들어진 것은 맞는 듯 하다.
무더운 여름철 밀짚모자 하나 쓰고 들판이나 산의 초입을 거닐며 박주가리를 살펴 보시라 그리고 불가사리 닮은 꽃을 살피며 꽃 색의 농담을 들여다 보면 흰 눈처럼 빛나는 순백색의 꽃도 만날 수 있고 부끄럼쟁이의 얼굴빛처럼 진한 분홍색의 꽃도 감상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하여 운이 좋다면 잎에 무늬가 화려한 변이종도 만나는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화분에 담아 기르려고 박주가리 변이종을 채집을 하면 농부님들이 잡초 뽑아 가느라 수고가 많다고 시원한 냉수라도 한그릇 떠다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가까지 두고 꽃이 피면 화분 속에서 불가사리 모양의 꽃도 감상하며 여름을 즐기는 것도 재미진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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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_신지식인_04_11호
#농림부_신지식농업인_162호
#태극화훼농원
#한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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