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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사진

추억속의 카메라 코비카

by 태극농원쥔장_한현석 2007.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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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1979년에.....
그 당시만 해도 어깨에 카메라 하나 둘러매고 다니면
요즘 말로 '뽀대' 가 날 때입니다.


요즘이야 카메라가 없으면 이상한 일 이지만요...
그때 새파랗게 젊은 '태극쥔장'은
큰~ 맘먹고 카메라를 하나 구입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회사에서 업무 외에 타 부서의 야간작업, 철야작업 등등등...
죽기 살기로 일해서 받은 그 달 월급이 8만원이 않되는 돈이었습니다.
노~란 월급 봉투에 동전포함 월급이 들어있고
입구는 호치키스로 봉해진 봉투를 받아서는 그 길로
영등포로 달려갔습니다.

 

카메라점에 도착해보니
캬~~~
이거야 원~
뽀대 좋은 카메라들이 즐비하게 유리 진열장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고
주인 아저씨께 봉투를 내 밀었습니다.
"저..... 돈이 이거뿐인데 카메라 살려고요....."
주인 아저씨는 봉투에 쓰여 있는 돈의 액수를 확인하고는


"이 돈으로는 구입할 수 있는 카메라가 한정적인데..."
"자~ 이것과 이것이 약8만원 정도 하는 카메라다."
"아저씨..... 그럼 돈이 모자라네요...ㅠㅠ"
카메라점 주인은 빙그래 웃음 짓고 한마디 하셨습니다.
"돈이 조금 모자라지만 좋다!!! 이것 가지고 가거라"
카메라 1대, 필름 2통, 필터1개.  이렇게 챙겨줬는데
그때 구입한 카메라가 국산 제품으로 "코비카" 라는 카메라였습니다.

 

대한 광학에서 국산 카메라를 만든 것으로
이 녀석만 있어도 세상을 얻은 것처럼 즐거웠지요...
친구 녀석들 그 카메라로 사진 많이 찍어 줬고


어딘가 놀러갈 때면 늘 '국산 코비카 카메라'는 나와 함께 했는데

 (코비카 카메라로 촬영한 것 - 마눌과 아들과 인천에서.)

 

도둑 아저씨께서 들어와 카메라를 들고 가셨습니다... 얌전하게요.....

 

아끼던 코비카 카메라를 잃고 뒤이어
삼성 미놀타 x-700을 거치고...
니콘 801S를 몇 대 망가트리고...
니콘 D100을 지나,
니콘 D70을 사용하고
현재는 니콘의 D20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카메라들 많이 사용해 보고 쓰고 있지만
늘 '국산 코비카'는 아쉬움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몇일전.....

혹시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국산 코비카 카메라'에 대한
추억이 있을까? 하고 검색을 해 봤습니다.

 

허걱~~!!!!!
코비카에 대한 정보가 몇 개 나오고
수집가들을 위한 판매 상품이 2개나 검색되는 겁니다...^^*

 

부지런히 판매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주문을 했습니다.
번개처럼 빨리요...^^*
솔직히 주문하는 동안 손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누군가 나보다 0.0001초 빨리 주문해 버리면 어쩌나.... 하고요.

 

다행이 주문은 완료되고
2일후 택배차가 들어왔습니다....^^*


박스를 열러보니 카메라가 조용히 잠자고 있었습니다...^^*
"야,야,야~ 나와봐~ 얼굴 좀 보자~"

 

이넘입니다....^^*

 

이놈을 들고 셔터를 눌러보니
철컥~ ..... 경쾌한 셔터 음이 울립니다.


아이구~
세상에나.... 이렇게 반가울때가....^^*
아마 옛 애인이 찾아와도 이보다는 덜 반가웠을 것 같습니다.
자르르 흐르는 은빛 몸매에 투박한 가죽 케이스....^^*

 

저는 4만 7천원에 추억을 찾았습니다...^^*
도둑이 들어도 가지고 가지 않을 카메라라 잃어버릴 걱정도 없지만
그래도 고이~
장롱 속에 자리를 잡아 주었습니다...^^


가끔~
옛 생각하며 들고 나가 셔터를 눌러볼 생각입니다.
너무 기쁜 마음에
여러분께 자랑하려고 장문의 글 올려봅니다...^^
여러분은 글 읽기 지루할지 몰라도
저는 추억을 찾아 너무나 기쁩니다요~~
아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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