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모밀은 사실 어성초(魚腥草)로 더 많이 알려진 식물이다. 식물명인 약모밀 보다는 나부터 입에서 먼저 나오는 이름은 어성초 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식물이름을 만들 때 누군가 자신의 생각을 너무 많이 집어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약모밀을 만지면 나는 특유의 비린 냄새 때문에 동양에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어성초(魚腥草)로 부르고 있고 서양에서도 그 비린 냄새 때문에 어성초와 비슷한 의미로 부르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약으로 쓰는 식물로 잎의 모양이 메밀과 비슷하다’고 ‘약모밀(Heartleaf Houttuynia)’이라 부르고 있다.
약모밀(어성초)은 몇 해전 약용식물로 인기가 급상승하여 농촌에서도 약모밀 기르기가 광풍처럼 번진 적이 있다. 밭에서 뽑은 뿌리를 무게로 달아 비교적 비싼 가격에 종자 분양을 하는 등 약모밀만 심어두면 대단히 높은 소득을 볼 것처럼 선전되고 길러졌지만 어느 순간 공급이 많아지고 약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며 지금은 약용으로 재배하는 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약모밀(어성초)은 나 역시 농원을 시작한 초창기인 1982년 무렵에 화분에 담아 관상용으로 판매하기도 했었다. 30여년 전의 일이지만 그때도 일부에서는 축농증에 사용하겠다고 관상용이 아닌 약용으로 구입해 가는 분들도 가끔 있었다.
약모밀의 약효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깜짝 놀랄 정도로 다양한 곳에 사용하고 약효도 탁월하다고 되어 있다. 외국에서는 차처럼 마실 수 있도록 가공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서 약모밀은 관상용 식물 이상으로 봐주지 않고 있다.
네가 한의학을 공부한 약사도 아니고 임상실험을 해 본 것도 아니며 그저 귀동냥한 지식으로 약효를 이야기하거나 먹거리로 사용하라 권하기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나는 관상용 식물을 평생 길러온 화훼업자로서 약모밀을 관상용이 아닌 약용으로 사용하다보면 모든 식물이 약초로 보일 것이고 ‘어항의 금붕어가 횟감’으로 보일수도 있어서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약모밀은 그저 관상을 위해 사용하고 약용으로 사용할 분들은 약용으로 재배하는 것을 구입해서 사용하면 어떨까 한다.
이렇게 약모밀은 관상용이나 약초로 길러지고 판매되고 있었지만 10수년전 일본 출장 중에 어느 꽃집에서 잠깐 스쳐 지나간 ‘만첩약모밀’은 대단히 멋진 관상식물 이었다. 한 뿌리 구입해서 들고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날씨가 무더운 시기에 만첩약모밀을 들고 출장을 다니고 한국에 돌아오면 높은 온도로 물러져 살릴 수도 없을 것 같아서 입맛만 다시고 왔었는데 이 만첩약모밀을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너무 반가워 지극 정성 가꿨더니 지난해 소담스러운 꽃을 잔뜩 선사해 주었고 사진도 많이 찍어 둘 수 있었다.
‘약모밀’과 ‘만첩약모밀’의 차이점은 약모밀의 수술이 꽃잎으로 변해서 탑처럼 멋진 꽃이 겹으로 핀다는 것이다.
이렇게 피는 꽃은 화려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대단히 좋은 식물이라 할 수 있고 생육적인 부분은 약모밀과 같아서 어디에서든 잘 자란다는 것이다. 아직은 수량이 많지 않으니 화분에 정성들여 길러야 하겠지만 재배 수량이 많아진다면 정원을 꾸미는 식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관상용 식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중에 화분이나 화단에 소복히 자란 만첩약모밀을 약초로 필요한 분들에게 조금 나누어 준다면 혹시 아는가? 겹꽃으로 피니 약효도 수십배 높을지 모르는 일이다.
약모밀은 인터넷 정보에 의하면 자생지가 한국(울릉도·안면도·거제도), 일본, 중국, 히말라야, 자바라고 되어 있다.
과연 이 식물이 자생식물인지는 앞으로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자생지를 보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섬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것도 동,서,남해의 섬인데 육지의 어느 곳도 자생지로 표시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이것은 아마도 초기에 표시한 사람들이 자생식물로 만들고 싶은 욕심에 옛날 일반인들의 왕래가 쉽지 않은 섬을 자생지로 해서 발표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서양의 자료를 살펴보면 약모밀의 자생지를 동남아시아, 중국, 네팔 및 인도 북동부로 표시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약모밀은 자생식물로 보기는 어렵고 오래전에 약초로 들여와 재배된 식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자생지야 어찌 되었던 약모밀을 약초로만 볼 것이 아니고 관상용으로 화분이나 화단을 꾸미는 식물로 봐 줬으면 좋겠다.
약모밀은 줄기나 잎을 만져서 상처가 나지 않는 한 절대 비린내가 풍기지 않으니 혹시라도 냄새날까 두려워 멀리할 필요는 없다. 약초로 약효도 좋다고 하지만 꽃이 예쁜 약모밀(어성초), 올해 몇포기 구해서 관상용으로 화분에 담아 여유롭게 즐겨보면 약효를 떠나 정신건강에는 분명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푸른 잎에 흰 꽃이 조화로운 약모밀은 분명 관상성이 높은 식물이기 때문이다.
.
태극화훼농원 ( www.tkhan.com )
.
태극농원 쇼핑몰 ( www.tk365.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