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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사진

흰망태버섯 (월간 난세계 2022년 11월호)

by 태극농원쥔장_한현석 202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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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흰망태버섯

(월간 난세계 202211월호 : 연재 연속 번호 156번째 이야기)


지난번 노랑망태버섯을 찾아 떠났던 그날 이전에 지인들은 바쁜 나를 버리고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을 다녀왔었다
.


그것도 한번이 아니고 두어번을 다녀온 지인도 있었는데 다녀온 후 슬쩍 보여주는 사진은 나를 부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 사진 속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빽빽하게 자란 대나무들이 있고 그 아래에 숲의 요정처럼 흰색으로 망사를 펼치고 앉아 있는 #흰망태버섯 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을 만들기 위해 일정을 조절하고 뒤로 미룰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한 후에 담양으로 달려갈 준비를 마친 어느 날
#생태사진 을 찍는 사진인들에게 흰망태버섯의 촬영 포인트를 문의했었다.


돌아온 대답은 허탈하기 그지없었다.

이미 올해 담양의 흰망태버섯이 자라는 시기는 지났기 때문에 내년에 자라나기 시작할 무렵 연락을 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미리 알아보고 일정을 조절할 것이지 공연히 헛일을 열심히 하느라 열정까지 털린 기분이 들었다.

버섯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고 억지로 어찌해 볼 수도 없는 일이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생활하고 있던 무더운 어느 날

더위 때문에 농원의 일은 못 하겠고 에어컨 바람 잘 나오는 자리에 앉아 쉬고 있을 때 카카오톡이 왔다는 신호음이 들려 왔다.


주섬주섬 핸드폰을 찾아 들고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지인이 보낸 #카톡 에는 흰망태버섯이 방긋 웃고 있는 사진이 전송되어 있었다.

! 날씨도 더운데 사람 염장을 지르시는구만...”

핸드폰을 바닥에 내려놓으려는데 전화가 왔다.

다시 들어본 화면에는 사진을 전송했던 지인의 이름이 선명했다.

날씨 더운데 열받아 냉수라도 한 사발 들이켜라고 사진 보내셨나요?”

전화기 너머 지인의 목소리가 약간은 흥분된 음성이었다.

#대나무숲 사진 좀 찍으러 대나무밭에 왔더니 흰망태버섯이 피어 있어서 소식 전하려고 사진 찍어 보냈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더니

흰망태버섯 한번 만나보겠다고 일정도 조절하고 출현 시기가 지나 허탈하고

마음속에 나는 그 녀석 언제 만날 수 있을지 정성 들여 생각을 했더니 이런 뜻밖의 전화를 받게 되는 것 같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음날 특별한 일정도 없으니 생각할 것도 없이 달려갈 준비를 서둘러 마치고 다음 날 이른 시간 길을 나선다.


흰망태버섯은 새벽이면 생육을 시작하여 한낮이 되기 전에 시들어 버리는 특성이 있어서

자생지에 이른 시간에 도착하지 않으면 멋진 모습을 볼 수도 없는 버섯이기 때문에

잠을 설치고 출발하지 않으면 않되는 것이다.


쉬지도 않고 산을 올라 대나무숲에 도착하니

벌써 소식을 듣고 찾아온 한 무리의 사진인 들은 가방을 챙겨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나무숲에 들어가 이리저리 버섯을 찾아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흰망태버섯을 찾기는 했지만 이미 흰망태버섯을 녹아 내리기 시작했고

늦게 자라기 시작한 것은 멋진 #망토 를 활짝 펼치지 못하고 멈춘 상태로 녹아내릴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만한 장면이라도 본 것이 어디냐고 위로하며 흰망태버섯을 촬영하며 돌아보니

다음날이나 그 다음날쯤 망토를 펼칠 흰망태버섯의 #균사체 덩어리인 계란처럼 생긴 알들이 여기저기 돋아 있는 모습도 몰 수 있었다.


먼 거리만 아니라면 다시 한번 찾아 멋진 모습의 흰망태버섯을 만나고 촬영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니 다양한 모습으로 촬영을 마치고 돌아왔다.


흰망태버섯 #Phallus_indusiatus_Vent 은 우리나라에서는 #망태말뚝버섯 혹은 #흰망태말뚝버섯 이라 부르라고 하는 것 같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무엇인가 관심의 대상이 되면 이름이 바뀌거나 전해지는 이름보다 더 이상스럽게 변하는 것 같다.


흰망태버섯은 일본에서는 비단양산이라는 뜻으로 #衣笠茸 이라 부른다고 하고

중국에서는 대나무버섯이라는 의미로 #竹荪 로 부른다고 한다.

서양에서 사용하는 학명인 #팔루스_인두시아투스 (Phallus indusiatus)

팔루스(Phallus)는 남자의 성기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로 망태버섯이 망태말뚝버섯으로 변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혹여 버섯의 기둥을 강조하기 위하여 이름에 말뚝이 들어간 것이라면 모든 버섯에 말뚝이란 단어가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모든 버섯에는 기둥이 있고 그 위에 갓이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흰망태버섯은 사실 고약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사진만 보는 독자분들은 예쁘다고 하겠지만 사진을 찍는 동안은 숨을 참아가며 촬영을 하지 않으면 고약한 #냄새 때문에 고개를 흔들게 된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흰망태버섯을 귀한 먹거리로 사용한다고 하는데

냄새 때문에 버섯을 채집하여 물에 씻고 뜨거운 물에 데쳐서 말려둔 것을 스프처럼 끓여 먹는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흰망태버섯의 재배법이 개발되어 오래전부터 재배하고 먹거리로 판매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이 중국산을 수입하여 #식재료 로 사용한다고 하는데

일본 역시 흰망태버섯은 점점 그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지고 있어서 멸종위기 관심종으로 분류하여 관찰하고 있다고 하니

우리 역시 사진 촬영을 하거나 독특한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하여 대숲을 찾는다면 균사체 덩어리인 #계란 처럼 생긴 알이 상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혹시 먹어보겠다고 채집하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보기 어려워지는 것까지 먹어야 할 이유는 없고 고약한 냄새 때문에 채집한 후에 고생을 할 수도 있으니

흰망태버섯은 대나무숲에서 조심스럽게 보는 것으로 만족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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