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다한 사진

문주란(월간 난세계 2019년 9월호)

by 태극농원쥔장_한현석 2019. 9. 6.
728x90

 

 

 

 

 

 

 

 

고전식물이 되어버린 문주란

.

(월간 난세계 20199월호 : 연재 연속 번호 122번째 이야기)

.

문주란이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1966년에 동숙의 노래를 발표하고 노래 부른 가수 문주란 일 것이다.

.

요즘도 여럿이 어울려 노래방에 가서 목청 것 소리를 지르다보면 어느 방에선가 낭낭한 목소리의 여성이

문주란의 노래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를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되니 문주란 하면 가수 문주란을 먼저 떠 올리게 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

우리가 늘 기대고 사용하는 인터넷 역시도 문주란을 검색하면 가수 문주란을 먼저 찾아주고 한참 아래쪽에

식물 문주란을 찾아 줄 정도이니 문주란은 역시 #고전식물(古典植物) 이 되어버린 것 같다.

.

식물 문주란은 새롭게 등장한 화려하고 멋진 꽃들의 인기에 밀려 약간은 뒤로 밀려 있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대단한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주란(文珠蘭)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되어 관리 되고 있는 식물이다.

사실 냉정하게 따져보면 문주란이 천연기념물은 아니고

제주도의 문주란 자생지인 토끼섬이 천연기념물로 오래전부터 대단히 귀하고 특별한 장소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

요즘은 문주란(Crinum asiaticum var. japonicum)을 관상용으로 기르는 경우가 드물어졌지만

필자에게는 추억 가득한 식물중 하나이다.

.

필자는 19828월에 태극화훼농원을 개원하여 현재까지 37년이나 식물을 재배하고 판매하며 생활하고 있는데

개원 초창기인 80년대부터 90년대 즈음까지는 문주란을 기르는 분들이 많고 매년 봄, 가을이면 문주란의 분갈이를 의뢰하는 분들이 많아

분갈이를 해주고 받는 비용이 제법 짭짤한 소득원이던 때도 있었다.

.

그 당시 문주란을 기르던 분들은 이 식물의 이름에 들어 있는 란()이란 글자 때문에 #란과식물(蘭科植物) 이라 착각하고

본인들은 선비들이 예전부터 길러온 #란초(蘭草) 를 기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애지중지 매년 분갈이를 하면서까지 귀하게 대접하며 길렀던 것이다.

.

세월이 흘러 문주란이 란과가 아닌 수선화과 식물이란 것을 알게 되고 화려하고 멋진 서양의 식물들이

꽃시장을 장식하며 인기가 시들해지기 시작했지만 어렵게 제주도라도 갈일이 생기면 너나 할 것 없이 제주도에서 문주란의 씨앗을 구입해 오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고

집념이 강한 분들은 제주도에서 문주란의 모종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해들고 오던 시절도 있었다.

.

이렇게 문주란이 인기가 있을 때 늘 궁금했던 것이 문주란의 자생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처럼 여행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문주란의 자생지는 상상만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

세월 흘러 너 나 할 것 없이 여행을 즐기며 제주도는 그저 옆 동내 마실가듯 하는 요즘,

식물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진인들은 문주란이 필 무렵이면 #제주도 의 토끼섬을 찾아 문주란을 찍어 오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

잠 설치고 먼동이 뜨기 전에 #토끼섬 에 들어가 일출과 함께 토끼섬의 문주란을 찍어 자랑을 하는 경우도 흔히 있지만

어렵게 찍은 문주란과 토끼섬에 관한 속 깊은 내용을 자랑하는 경우가 적어 늘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문주란의 근본적인 원산지는 #열대아시아 와 #북아메리카 인데 그 곳에서 씨앗이 태평양을 건너 우리나라 제주도의 토끼섬까지 밀려와 자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태평양을 건너온 문주란의 씨앗이 토끼섬 외에 다른 지역에 자생하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

문주란은 열대지역의 식물이기 때문에 겨울철 영상3이하에서는 동해 피해로 죽게 된다.

.

그런 이유로 제주도 외에 다른 지역으로 밀려온 씨앗은 겨울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에 유일하게 토끼섬에서 만 문주란이 자생하게 된 것이다.

.

위도를 확인해 보면 토끼섬은 북위 약3330분이다.(군사분계선(휴전선)은 북위 약38) 혹시 다른 나라는 이보다 위쪽에 자생하는 곳이 있을까 하고 외국의 자생지를 직접 찾아가 봤지만

그곳 역시 자생지 대부분의 위도는 토끼섬과 비슷하였고 가장 최북단 자생지는 북위 약3430분 정도로 토끼섬과 큰 차이 없는 위치가 북방한계선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

이렇게 제주도의 토끼섬은 문주란이란 식물의 자생지 위도상 대단히 높은 장소에 자란다는 것이 특징이고 자랑거리인 것이다.

.

고전식물로 취급되고 있지만 문주란을 다시 한번 길러보려 한다면 겨울철 월동 온도에 주의하여 얼리지 말고 길러야 하고

굵은 뿌리가 왕성하게 뻗는 식물이기 때문에 늦어도 2년에 한번은 분갈이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

정성들여 몇 년 기른 문주란이 무더운 7~8월에 꽃대를 올리고 흰 꽃을 피운다면 수고에 보답하듯 은은하게 퍼지는 기분 좋은 향기도 선사할 것이다.

.

화려하고 멋진 꽃들이 많지만 의미가 담겨있는 문주란도 길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는 무더운 여름이다.

 

무더운 여름 이글거리는 햇살아래 땀 흘리며 찍어온 문주란의 자생지 사진은 아까운 마음도 들지만 문주란이 다시 사랑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분에게 방출해 봅니다.

.

#행자부신지식인 04-11

#농림부신지식농업인 162

#태극화훼농원

#한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