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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사진

호자덩굴(월간 난세계 2019년 10월호)

by 태극농원쥔장_한현석 2019.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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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자나무 닮은 호자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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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난세계 201910월호 : 연재 연속 번호 123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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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자나무를 닮은 식물이지만 나무가 아닌 덩굴성 초본류이기 때문에

#호자덩굴 이라 부르는 야생화가 있다.

자생지는 주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의 산속이지만

충남의 해안가에 드물게 자라고 있어서 제주도나 남부지방까지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 식물을 보려고 #충남지역 을 찾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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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오랜만에 호자덩굴을 만나 사진을 촬영하려고

지인들과 충남의 자생지를 찾아 나선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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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을 잡을 때부터 지인들이 자생지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지 나에게 질문했지만

한 두번 가 본 것도 아니고 오래전부터

사진을 촬영해 오던 곳이라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 치고

출발 날짜에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출발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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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자덩굴의 자생지를 가기 전에

인근의 다른 식물 자생지도 찾아 사진 촬영을 할 때

타 지역에서 오신분이 호자덩굴을 촬영하고 싶은데 자생지를 대충 안내받았고

정확하게 모른다고 혹시라도 촬영을 간다면 함께 하자고 했지만

서로의 촬영소요 시간이 같지 않아서

우리 팀이 먼저 이동을 하게 되었고

이동전에 그분들에게 물어본 호자덩굴 자생지는

우리 일행이 가려는 장소와 다른 곳 이었으며 그 장소는 국민 포인트라고 할 정도로

야생화 촬영을 하는 사진인들에게 잘 알려진 장소였고

우리 일행이 가려는 장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장소로

일단은 함께 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출발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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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타고 호자덩굴의 자생지 인근까지는 도착을 했는데

이것이 어찌된 일인지 몇 년 정도 와보지 않는 동안에

자생지 인근이 #개발되어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을 할 수 없어

왔던 길을 몇 번이고 돌고 돌아보며 개발전의 지형을

머리에서 그려보는 수고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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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은 복잡하고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장면처럼

개발지역과 개발전의 모습을 머리에서 짜 맞추고

#지형지물 을 확인하고 떠 올리고 있는 동안

함께한 일행들은 한심하다는 듯 나를 힐끔힐끔 곁눈질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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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소리 뻥뻥 치며 호자덩굴 자생지는 걱정하지 말라고

호기를 부린 것이 후회로 다가올 무렵

다행히 눈에 익은 산자락이 눈에 들어왔고

차를 몰고 들어간 자생지는 시원한 #주차장 으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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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전의 자생지인 것은 확실하고

그때 기억을 되짚어보면 자생지는 제법 넓게 분포하고 있었으니

주차장으로 변한 곳 말고도 인근을 돌아보면

호자덩굴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일행들과 #카메라 장비를 챙겨들고 산속으로 걸음을 옮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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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한참을 돌아봤지만 호자덩굴은 눈에 보이지 않고

터덜거리며 주차장으로 돌아와 자동차가 저만치 보일 무렵

눈에 무엇인가가 흘러지나가는 느낌을 받고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눈에 힘을 주고 살펴보니

드디어 호자덩굴의 흰 꽃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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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자덩굴(Mitchella undulata)의 꽃은 사진으로 보면

매우 아름답고 볼만한 느낌이지만 사실은 매우 작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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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을 이야기할 때 손톱만하다라고 말들을 많이 하는데

호자덩굴의 꽃은 손톱과는 비유할 수 없고

눈곱만 하다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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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활짝 핀 상태의 직경이 약8mm 내외이고

꽃이 무리지어 피는 경우보다는 두송이 혹은 서너송이씩 모여 피기 때문에

자생지에서도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찾지 못할 수도 있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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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자덩굴의 잎은 상록으로 겨울에도 푸른 잎을 감상할 수 있고

꽃은 6~7월에 피며 9~10월이면 둥글고 붉은 열매를 달고 있어서

개화기 보다는 가을에 식물체를 찾기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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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자덩굴의 특징이라면 다른 야생화에서 볼 수 없는

꽃의 암술과 수술이 다른 모양으로 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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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암꽃과 숫꽃이 따로 피는 것이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국의 문헌을 보면 암꽃과 숫꽃이 따로 피는 것은 아닌 것으로 되어있고

독특하게 수술이 4개가 크게 자라고

암꽃이 작은 것과 암술 1개가 크게 자라고 수술이 작게 자라는 꽃이

따로 피는 것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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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자생지에서 호자덩굴의 꽃을 볼 기회가 있다면

이런 꽃의 특징을 확인하는 것도

야생화를 관찰하는 큰 즐거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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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사진을 촬영하는 사진인들에게 인기 많아

많은 사람들을 자생지로 끌어 모으는 호자덩굴은 이상하리만치

야생화를 직접 기르고 가꾸는 취미가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고

기르는 경우를 본적도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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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꽃의 크기가 작고 무리지어 피는 것을 보기가 어렵다보니

재배가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것 일수도 있지만

자생지가 개발되고 시원한 주차장으로 변신을 하는 과정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뿌리 내리고 번식하며 살고 있는 것을 보면 대견하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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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에 찾아 나선 호자덩굴 때문에

잠깐 동안 머리도 아팠지만 옛 기억을 되살려 이리저리 찾아본 자생지에서는

예전보다 소담하게 무리지어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튼튼하게 자라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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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호자덩굴 자생지가 더 이상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지거나

줄어들지 않고 현재의 모습보다 더 넓게 퍼져 나가기를 바라며

촬영을 마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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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오는 개화기에도 시간을 만들어

암술 수술 모양이 다른 귀엽고 작은 꽃을 만나러

카메라 챙겨들고 떠날 계획을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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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신지식인 04-11

#농림부신지식농업인 162

#태극화훼농원

#한현석